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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 (8)
그날도 오후 두시는 딱 죽기 좋은 시간이었고

그리운 맨드라미를 위하여 / 이승희 죽고 싶어 환장했던 날들그래 있었지죽고 난 후엔 더이상 읽을 시가 없어 쓸쓸해지도록지상의 시들을 다 읽고 싶었지만읽기도 전에 다시 쓰여지는 시들이라니시들했다살아서는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고내가 목매달지 못한 구름이붉은 맨드라미를 안고 울었던가 그 여름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그래 있었지오전과 오후의 거리란 게 딱 이승과 저승의 거리와 같다고중얼중얼폐인처럼저녁이 오기도 전에그날도 오후 두시는 딱 죽기 좋은 시간이었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울어보았다 + 어떤 방향도 없이 나는 그 무렵 내가 사랑했던 단어들이 몇 있습니다. 안녕 봄비 폐허 벼랑 여름 불빛 허기 골목 집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같은 말 맨드라미. 새로울 것 하나 없는..

글/시 2015. 10. 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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