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연어 이야기 中
*'나는 이 세상에서 가진 게 하나도 없어'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또 견딜 수 없이 슬픈 감정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복받쳐왔다. 그 복받치는 감정의 원천이 네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안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그때는 그 감정의 끝 역시 네게로 닿아야만 사그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 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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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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