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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펴서 앞부분을 읽을 때 집중이 절대 안 되고 읽는 속도가 엄청 더뎠다.

원래 무슨 책이든 처음에 집중을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유독 심했다.

몇 가지 이유를 꼽자면..

1)무슨 내용인지, 장르가 뭔지도 모르고 읽어서 더 그랬을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기엔 문체가 너무 감상적이어서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됐고,

2)그 와중에 자꾸만 점 서너개가 나왔다... 중간중간.... 이렇게... (나도 습관적으로 쩜쩜(..) 많이 쓰지만 독자의 입장이 되니 거슬렸던 것 같다.)

3)그리고 문장의 중간에서 문단이 바뀌는 것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처음에 오타거나 편집상의 실수인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의도적인 요소들이었다.)

나도 맞춤법 잘 모르지만, 엄청 예전에 출판사에서 교정 알바를 한 이후로 이런 거에 조금 민감해서 

이러면 바로 전에 나온 내용의 흐름을 순간 까먹었고 그 전 문단을 다시 읽느라 또 속도가 느려지고 집중이 흐트러졌다. 


1번 이유를 해결하기 위해서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한 남자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 이야기'란 걸 알 수 있었고

이 책에 대한 서평 겸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평문을 읽게 되었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42000661)

영화든 책이든 아무 검색 없이 출연진/포스터나 표지/제목 등만 보고 골라서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대강의 내용을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져서 그 뒤로는 술술 읽었다는 생각이다. (히히)


읽다 보니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내가 비문학보다 문학을, 에세이보다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야! 라는 생각도 아주 잠시 했고,

그보다는 이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영화든 책이든 카페든 물건이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만든이의 능력에 감탄하고 만든이를 궁금해하는 버릇이 있다.

궁금해 하기만 하고 잘 찾아보진 않을 때도 많다. 이번에도 찾아보진 않았다 ㅎㅎ;)

흔하지 않은 신박한 설정이랑 독자를 몰입시키는 스토리 전개 능력도 물론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본인의 고민 또는 가치관을 소설 안에 풀어내서 독자 또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능력이 엄청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소설 속 주인공인 '그' 또는 '나'의 고민과 생각에 무릎을 팍팍 치면서 맞아맞아! 내 말이! 나도 이 생각 했는데 어쩜 이렇게 말로 잘해? 이러면서 읽었당ㅋㅋ


읽으면서 엄청 많은 생각을 했고, 어떤 생각에는 나만의 답을 내리지 못한 것도 있었다. 

그래서 더 적어두고 싶었지만, 평소 글쓰기를 하지 않는 나에게 책을 읽고 느낀점을 정제된 글로 잘 써내기란 너무 어려우므로

오늘까지는 그냥 이렇게 정제하지 않은 글로 쓰고, 자세한 건 책 읽으면서 줄그었던 부분들로 대체 또는 생략한다. 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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