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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을 바라보면서 나는 가끔 부끄러움이 드는데 그것은 내가 윤처럼 이타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아니다. 내가 드는 부끄러움은 "너는 삶의 매 순간, 어떤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느냐?"는 준엄하고 단호한 질문에 내가 대답을 못하는 날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나름 허겁지겁 열심히 살았는데 늘 공허한 기분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성공을 이루지 못해서가 아니다. 내가 어떤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위대하건 소박하건, 그것이 올바르건 틀리건, 삶의 어떤 궁지에 몰리더라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할 나만의 '가치'를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치'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의 삶은 궁극의 공허에 빠지는 것이다.
- 김연수, 책제목 모름
#2
어쩌면 이토록 한 사람 생각으로 이 밤이 이다지 팽팽할 수 있느냐
- 이병률, 몸살 中
#3
Never drink to feel better; only drink to feel even better.
- 어떤 영화
#4
"너무 늦었어, 사람들이 비웃을거야."
"사람들은 잠깐 떠들다가 곧 잊어버릴 거야. 지금 자기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를 걸.
하지만 넌 평생을 후회하겠지."
- 세얼간이
#5
딸아!
다정한 사람을 만나 결혼해라
너를 굶기지 않을 정도의 돈을 벌고
가끔 꽃을 사주기도 하고
주머니에 따뜻한 커피를 숨겨놓고
아내를 기다릴만한 남자를 찾아라
- 출처모름
#6
생은 내게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 전경린, 엄마의 집 中
#7
안부가 그립습니다.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계십니까?
아직은 지상에서 숨을 쉬며 사십니까?
아니면 우주공간 머언 별의 모퉁이를 돌아가며 서러운 눈빛으로 이쪽을 건너다보고 계십니까?
그렇다 한들 너무 답답하게 생각진 마십시오
그렇게 멀리서 이쪽을 바라봄도 그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고 찬란한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소식 없으니 여전히 잘 계시거니 생각하겠습니다.
이쪽도 별일 없거니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이제는 당신의 얼굴이며 표정이며 목소리까지 가물가물한 세월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에서 이런저런 일들로 몸 부대끼며 눈길 마주하며 살았던 기억만은
지울 수가 없는 일이겠습니다.
부디 편안히 계십시오. 안부가 못내 그립습니다.
바람결에, 꽃잎 미소에, 별빛 반짝임에 이곳의 안부를 잠시 전합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작가의 말 中
#8
그대의 사랑이 발작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고독한 자는 그가 만나는 사람에게 너무 성급하게 손을 내민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9
당신은 마치 신이 내게 내려준 선물 같아요.
신한테 따지면서 싸우다가도 신이 당신을 가리키면서
"나쁜 것들도 많이 만들었지만 얘도 만들었지" 라고 한다면
난 더이상 할말이 없는 거죠.
- 맨하탄 (우디앨런) 中
#10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 전경린, 나비 中
#11
그렇게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 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도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 따위가 시들어버리는 순간도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던 그 감정은 무시한 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감정이 다 타버려 날려가는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 한다.
순간은 지나도록 약속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 것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잊혀질 모든 만사를 얹고 왜 굳이 이렇게까지 힘들게 사냐는 게 아니다.
어차피 잊혀질 테니, 절망하지 말라는 거다.
- 무라카미하루키, 무라카미 라디오 中
#12
난 너에게 너무 쉬워서
필요할 때만 찾아졌고
나는 네가 절실해서
찾아질 때마다
내 마음을 다 걸었다.
- 출처모름
#13
슬픔은 공기 중에 있고 나는 호흡을 멈출 수 없다
- 목수정,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中
#14
옛날에는 몰랐는데 말이야
조금 자라고 보니까 바다라고 슬픔을 모르는 게 아니더라고
그러니까 빗물이 땅만 적시는 게 아니라
사실은 바다도 젖어가고 있는 거야
크고 깊은 사람이라서 언제나 풍덩 안기기만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도 눈물에 양 볼이 촉촉해지는
그런 사람이더라고
으이구 바다같은 사람.
- 김민준, 계절에서 기다릴게 中
#15
사랑, 이라니
책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감정을 나는 비웃었다.
- 윤정은, 갑을의 시간 中
#16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후회되는 건
상대방이 날 덜 좋아했다는 사실이 아냐.
상처받을까봐 지레 겁먹고 덜 좋아했던 나 자신이지.
좋으면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해.
이것저것 재려 하지 말고.
연애가 아니라 사랑을 하는 게 중요한 거야.
- 윤이현, 디어 다이어리 中
#17
언제나 아름다운 주인공을 꿈꾸는 우리,
그러나 때로는 누군가의 삶에 이토록 서글픈 조연일 수 있음에.
- 냉정과 열정 사이 中
#18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음표로 가득한 악보와도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떠듬떠듬 연주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 국경의 남쪽
#19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
나는 몇 번인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다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마도 내 머리가 나쁜 탓이겠지만, 가끔 미도리의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어."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있는데,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中
#20
사람 때문에 마음이 힘들 때 원래 우리가 모르는 사이였단 걸 떠올려 보면 조금 나아진다.
애초에 내게 줬던 호의가 고마운 우연이었던 것 뿐, 크게 보면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간다.
- 출처 모름
#21
"토요일에 뭐 할 거예요?"
"자살이요"
"금요일 밤에 만날래요?"
-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우디 앨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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